웹사이트, 세일즈 관련 자료나 메뉴를 영어로 만들 때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적 있나요? 자격을 갖춘 영어 원어민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랐을 겁니다.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몰랐을 수도 있고요.
제가 최근에 한국인 고객을 위해 영어 카피라이터 겸 감수자로 일한 경험을 공유할까 합니다. 얼마나 쉬운지 하나하나 짚어 가며 설명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다 읽으면 영어 카피라이팅과 감수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 게 얼마나 쉬운지 알게 될 겁니다.
1단계—저한테 연락하세요 (이게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일단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세요. 제 웹사이트,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서 연락만 하세요. 이번 일은 제 친구가 고객을 대신해 저한테 요청한 경우입니다. 제 친구가 단골로 가는 술집에서 영어 메뉴를 보고 좀 손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술집 주인과 친하게 지내는 제 친구가 사장님께 영어 메뉴에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줄 사람을 안다고 저를 소개했습니다.
사장님께서 도움을 받기로 했고 셋이서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술집 사장님은 저한테 한국어와 영어로 된 메뉴를 모두 보내 줬고 저는 그걸 토대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단계—견적을 보냅니다
사이트에 번역 요율이 나와 있지 않은 이유는 일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할 때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죠. 그 기준은 아래 두 가지입니다.
- 양이 얼마나 되는지(글자 수)
- 본문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이 직접 영어로 작성한 것이든, 사람을 고용해서 번역한 것이든, 먼저 영어로 된 글의 질을 판단해야 합니다. 원문의 질이 좋아서 사소한 것만 손봐야 한다면 감수료만 청구하지만 본문의 질이 좋지 않다면 감수와 편집 비용까지 청구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새로 작성해야 하는 거라면 카피라이터 요율을 적용합니다. 이 경우에는 품질이 많이 나쁘지 않다면 편집과 약간의 번역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제 본업이 번역은 아니지만 아주 간단한 번역 정도는 가능합니다. (아래 내용 참조)
원문의 길이와 질을 판단한 후에 의뢰인에게 견적을 보냅니다. 여기에 어떤 식으로 요금이 책정되었는지 자세히 설명돼 있습니다. 이번에 메뉴를 손보는 작업에는 50,000원을 청구했습니다.
3단계—제 견적을 수락할지 거절할지 결정하세요
반드시 견적을 수락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단계까지는 무료이며 저한테 작업을 맡기고 안 맡기고는 전적으로 의뢰인의 선택입니다. 이번 경우에는 의뢰인이 작업을 요청했습니다. 소규모 작업은 일이 완료된 후 입금하면 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 계약금을 미리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의뢰인이 견적 내용을 수락해서 즉시 작업을 시작했고 3일 안에 초고를 납품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약 500자 정도의 소규모 작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편집과 감수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수 없는 작업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시간을 넉넉하게 갖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4단계—초고를 마감 기한 안에 납품합니다
현재 저는 마감이 급한 일은 맡을 수 없습니다. 전업으로 하는 일이 있어 카피라이팅, 편집, 감수는 주중 저녁 시간과 주말에만 가능합니다. 간혹 마감이 급한 소규모 작업은 급행으로 작업하기도 하지만 대개 최소 이틀은 필요합니다.
먼저 메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봤는데 반복적으로 나오는 용어가 있었고 표준화해야 할 단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조사해야 할 것들과 의뢰인에게 질문할 것들을 메모했습니다.
그다음에 혼자서 영어 메뉴를 편집했으며. 어색한 번역 투를 고쳐 자연스럽게 만들었으며 한국어 메뉴와 영어 메뉴의 순서가 같은지 확인했습니다(그런데 달랐습니다). 두 언어의 순서가 같으면 한 페이지는 한국어, 그리고 옆의 페이지는 영어로 나란히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메뉴의 품목과 브랜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타 업소 맥주도 팔았는데 한국어로 된 타 업소 맥주를 영어로 대충 번역했기에 직접 그 맥주 제조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영어로 된 제품명을 찾았습니다.
그런 다음에 브랜드 명의 철자를 확인했습니다. ‘코카콜라’를 영어로 어떻게 쓰는지 아세요?
- Cocacola
- CocaCola
- Coca Cola
- Coca-cola
- Coca-Cola
저도 안다고 생각했지만 절대 추측만으로 하지 않고 반드시 확인합니다. 바로 ‘Coca-Cola”입니다. (한국어에도 하이픈이 들어갑니다. 눈치챈 분들이 있을까요? 코카-콜라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디테일을 잘 보고 정확한 용어를 조사하는 것이 좋은 감수자의 자질입니다.
보너스: 저는 번역기를 써도 되지만 여러분은 쓰면 안 됩니다
어떤 번역은 너무 엉망이라 저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고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원문으로 된 메뉴를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제 한국어가 능숙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한국어는 읽고 쓸 줄 압니다. 그래도 모를 땐 번역기의 도움을 받죠.
그렇다고 번역기에 나온 대로 복사해서 붙인 건 아닙니다. 영어로 번역하기 위해 참고용으로만 썼습니다. 복사해서 붙인 자동 번역문은 눈엣가시처럼 튑니다. 못 믿겠다고요? 제 웹사이트를 확인해 보면 압니다. 물론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고요.
저는 영어 원어민이기 때문에 영어 번역문이 자연스럽도록 다듬을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한국인들이 자동 번역기에 의존할 때 놓치는 단계입니다. 이 중요한 단계를 건너뛴다면 실수투성이의 어색한 번역문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이 메뉴판에는 홉을 비롯한 주요 재료들을 묘사한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자동 번역기는 호프를 ‘hops’로 제대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실수로 ‘hope’로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번역문을 그대로 복사해 붙이면 그 문장은 오류투성이가 됩니다.
간단한 번역 정도는 한다고 했던 게 바로 이런 걸 뜻합니다. 한국어 문장을 자동 번역기에 넣고 돌린 후에 번역문을 깔끔하게 정리한다는 의미죠. 간단한 문장일 때는 이게 가능하지만 좀 더 복잡한 문장인 경우에는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번역 자체가 제 능력 밖으로 어려울 경우에는 의뢰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제 능력의 한계를 알고 할 수 없는 일은 절대 수락하지 않습니다.
5단계—감수, 포맷, 전반적인 문서 정리 과정
그다음에는 감수에 필요한 도구를 씁니다.
- 구글 문서 도구 철자 검사기
- 그래멀리
- 마이크로 소프트 소리 내 읽기(Read Aloud)
위의 도구들이 내놓는 여러 가지 제안 중에서 제 영어 지식에 기초해 가장 적합한 것으로 고릅니다. 영어를 25년 넘게 가르친 경험으로 대부분의 사람보다 영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지금도 지식을 계속 쌓고 있습니다.
그래멀리에서 제안하는 문장을 본 후에 그게 정확한지 아닌지 확인합니다. 정확하면 거기에 착오가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구글 문서 도구나 그래멀리에서 고치라고 제안한다고 해서 무작정 고쳐서는 안 됩니다. 그랬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니까요.
또 한 가지 제가 사용하는 ‘기술’은 마이크로 소프트 오피스의 소리 내 읽기 기능(Read Aloud)입니다. 가끔 눈으로 읽기만 해서는 잡아내지 못하는 실수도 소리로 들어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철자 검사기가 잡아내지 못하는 철자 실수 같은 경우 이렇게 하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전문 감수자로 18개월 이상 일하면서 계속 놀라는 건 여러 명이 감수하는 과정을 거쳤는데도 여전히 실수가 나온다는 겁니다. 인간의 두뇌는 정확한 철자가 아닌데도 정확해 보이게 하는 아주 대단한 능력이 있거든요.
다음에는 폰트체와 폰트 크기, 그리고 포맷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프린터로 보내거나 웹사이트 담당자에게 그대로 주면 그대로 복사해서 씁니다. 저처럼 표준화된 문서로 제공하면 출력할 때나 출판할 때 실수의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6단계—의뢰인이 검토하도록 초고를 보냅니다
초고를 구글 문서 도구로 기한 내 납품했습니다. 구글 문서 도구를 사용하면 부연 설명을 달거나 내용을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의뢰인에게 질문도 할 수 있죠. 이런 경우는 사전이나 제 한국인 아내한테 물어도 모르는 한국어 용어가 있어서 확인을 위해 의뢰인에게 메모를 남겼습니다.
이 의뢰인도 역시 확실히 모르는 한국어 단어가 있었고 그 때문에 영어 번역 역시 의미가 부정확했습니다. 제가 질문하자 정확한 한국어 단어를 알려 주고 혼동이 없게 설명까지 곁들여서 저한테 보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걸 수정했고 더 수정할 것이 있는지 재차 물었습니다.
7단계—지급
저는 고객이 100% 만족할 때만 번역료를 받습니다. 송장도 발급합니다. 한국에 합법적으로 신고한 사업체이며 현금 영수증도 발급합니다. 가장 쉽게 지불하는 방법은 은행 계좌 이체지만 페이팔, 토스, 현금 등 다른 방법도 가능합니다.
고객이 제 작업에 만족했으면 제 은행 계좌 정보를 고객에게 보내고 현금 영수증을 발급합니다. 그럼 고객은 제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고객이 원하면 출력하기 전에 무료로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하면 출력 과정에서 착오를 막을 수 있습니다. 웹페이지나 다른 프로젝트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저와 일하는 게 이렇게 간단합니다
맞습니다. 7단계만 거치면 됩니다. 이번 작업의 경우 초고를 약속한 대로 3일 만에 마쳤습니다. 의뢰인과 제가 둘 다 바빠서 수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24시간 안에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며 그보다 빠를 때가 더 많습니다.
이 의뢰인을 직접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게 온라인상에서 이뤄졌는데 이 의뢰인은 영어가 유창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안 된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화할 때 절대 고객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어로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저는 영어로 답변하겠지만 파파고를 이용하면 서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엔 길이 있으니까요.
이제 저와 일하는 게 얼마나 간단한지 아셨으니 도움을 청하지 않을 핑계가 없어졌죠. 도움을 청하는 게 가장 중요한 단계니까요. 이 포스팅으로 질문에 대답이 됐다면 아래 의견을 남겨 주시거나 이메일이나 SNS로 연락 바랍니다.
뭘 도와드릴까요? 메시지를 보내거나 답글을 남겨 주세요. 얼른 시작해야죠.
더 많은 콘텐츠와 소식을 받아보시려면 이 블로그를 구독하거나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스레드를 팔로우해 주세요.
